사회

“반쪽 개편 아니다”…정은경, 기초연금 반박

기사입력 2026.10.08.오전 09:25
 정부가 기초연금 지급 방식을 ‘하후상박’ 구조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편 폭에 한계가 있었던 것은 인정하면서도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 하후상박의 기본 원칙은 유지했다며 반박했다.

 

정 장관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초연금 개편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당초 검토했던 기초연금 개편안에서 수급 대상 자체를 조정하는 내용이 빠지고, 저소득층에 대한 지급액을 높이는 방식만 남은 것을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앞서 정부는 소득 하위 70% 이하 노인에게 약 35만원을 정액으로 지급해온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하후상박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했다. 기존의 ‘소득 하위 70%’라는 수급 기준을 기준중위소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연금 지급액에도 차이를 두는 방안이었다.

 

당초 검토안의 핵심은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은 줄이거나 동결하고, 소득이 낮은 노인에게는 보다 많은 금액을 지급하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같은 기초연금 수급자 안에서도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수준을 달리하는 방식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해당 개편방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직전 이를 보류했다. 이후 정부가 내놓은 방향은 기존의 소득 하위 70% 지급 구조를 유지하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추가로 늘리는 방식이었다. 현재 발표된 개편안에서는 소득 하위 30% 노인에게 월 3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하후상박’ 개편에서 수급 대상을 조정하는 부분은 제외하고 저소득층 지원만 강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정치적 반발을 고려해 지급 대상에 대한 변화는 추진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지원 확대가 가능한 부분만 선택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기초연금 개편을 한 번에 완성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하후상박을 1년 안에 하기에는 좀 한계는 있다”고 밝히면서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하후상박 원칙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향후 소득 수준에 따른 지급액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현재는 수급자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계층의 기초연금이 동결되는 수준이어서 차이가 크지 않지만, 동결이 계속될 경우 저소득층과의 지급액 차이가 점차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부가구에 대한 감액 제도도 이번 개편 과정에서 함께 조정된다. 정 장관에 따르면 소득 하위 45%에 해당하는 부부가구의 경우 기초연금 감액 폭을 기존 20%에서 10%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에 따라 단순히 월 3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부부가구의 경우 실제 증가액이 더 커질 수 있으며, 관련 예산도 약 1조원가량 추가로 투입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연금 개편안에 따르면 내년 소득 하위 30% 노인의 월 기초연금은 기존보다 3만원 많은 38만원으로 올라간다. 소득 하위 30~45% 노인에게는 물가와 연동된 금액이 지급되고, 그보다 소득이 높은 수급자에게는 월 35만원이 지급되는 구조다. 다만 개편 시행 전인 내년 1~3월에는 올해와 같은 수준의 기초연금이 지급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저소득층의 기초연금이 사실상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정 장관은 이날 소득 하위 45% 노인에 대해 내년 1분기 물가연동 인상분을 소급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 및 법률 심의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당초 검토했던 기초연금 개편은 단순히 지급액을 올리고 내리는 문제를 넘어 수급 기준 자체를 바꾸는 내용이었다. 기존에는 전체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를 기준으로 수급자를 정했지만, 정부는 기준중위소득을 중심으로 지급 대상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공식 발표 직전 보류됐다.

 

결과적으로 내년부터 시행되는 개편은 모든 기초연금 수급자의 지급 구조를 한 번에 바꾸기보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우선 강화하는 형태로 마련됐다. 정 장관은 이를 두고 하후상박의 원칙을 지키면서 단계적으로 제도를 조정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정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 모두발언에서도 저소득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소득보장 체계를 마련하고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복지부 역시 기초연금의 장기적인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국회와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기초연금 개편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수급 대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와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액을 어느 정도 차등화할 것인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기존의 소득 하위 70% 지급 구조를 유지하면서 저소득층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한 가운데, 향후 사회적 논의를 통해 기초연금의 장기적인 지급 기준과 구조가 어떻게 조정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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